0. 서론
세계적인 스페인의 마술사, 다니 다올티즈의 아칸 프로젝트 시리즈 리뷰이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펭귄매직에서 각각 약 10달러의 가격에 판매중이며 일괄 구매시 90달러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한 강의당 약 40분~1시간 정도의 길이이며, 아칸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칸플롯 외에도 오픈 프리딕션, Think of a Card 등 다양한 원리들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펭귄매직이 아니라 gkaps에서 구매하면 75달러에 시리즈를 구매가능하고, 구독제를 선택하면 한달 대략 만원정도의 돈으로 본 아칸프로젝트 시리즈 외 다양한 스페인 마술사들 영상을 볼 수 있기에(물론 스트리밍 속도는 꽤 느리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 추천.
리뷰에 앞서 이 시리즈를 구매하기 전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이 있다.
우선, 다니다올티즈의 마술스타일이 본인의 취향과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다니 다올티즈의 마술 대부분은 정갈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기보다는 다들 시끌벅적하면서 충분히 이완되어 있는, 소위 모두가 Relax되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마술들이다. 추후 리뷰에서도 나오겠지만, 다니 다올티즈의 마술들은 현란한 손기술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미스디렉션이 핵심원리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본인이 이러한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면, 본 연출을 따라하기 힘들 것이다. 본 프로젝트의 연출 영상들 중 공개된 영상들이 있으니, 꼭 구매전 본인 스타일과 맞는지 확인을 하길 바란다.
관객이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필요한 경우가 다수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는 단순히 다올티즈가 여러명에게 마술을 하는것을 즐기기 때문이 아니라, 몇몇 요소에서는 트릭의 핵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로 마술을 1:1로 퍼포밍하는 경우라면 바리에이션하기 어려울수도 있다. 본인이 평소 마술을 하는 환경을 고려하는 것도 구매전 꼭 고려해야할 요소.
추가로 이 아칸 프로젝트 시리즈는 각 렉처마다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을 모두 판매페이지에 표기하고 있는데, 이것만 봐도 사실상의 마술 해법은 알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물론 '해법=마술'은 결코 아니고, 해당 내용들을 어떤식으로 바리에이션하여 사용하는가를 배우는 것이 렉처 수강의 목표이기에 판매페이지만 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지만, 몇몇 연출들은 마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원리를 알아내면 나머지 디테일은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기에 구매전에 해당 페이지를 잘 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본격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시리즈가 12개나 되다보니 한 리뷰에 모아서 하기는 어려워 2~3개씩 끊어서 리뷰를 할까 한다. 알 사람은 알겠지만 다니 다올티즈의 여러 마술들이 자기복제적인 요소가 있어서 각각이 완전히 새롭기는 어려워 리뷰의 내용들이 겹칠수는 있으나, 통째로 시리즈 구매보다 각각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되어 각 렉처별 구매자의 입장에서 리뷰하도록 하겠다.
1. ACAAN Project 1 - Ritual ACAAN
연출 : 관객 4명과 함께 진행되는 마술. 마술사는 관객들에게 덱을 나눠준 후 자유롭게 섞도록 한다. 관객1은 숫자를 하나 생각하고, 관객2는 자신이 섞던 뭉치에서 카드 한장을 기억한다. 카드를 모두 합친 후, 관객3이 다시 원하는대로 카드를 섞어서 섞는 과정을 마무리한다. 관객1이 생각한 숫자에서, 관객 2가 생각한 카드가 나온다.
아칸프로젝트의 효시를 알리는 렉처인만큼 다니 다올티즈 스타일의 마술이 어떤지를 물어본다면 이 렉처를 보여주는 것 하나로 해결이 가능하다 할수 있는 렉처이다. 복잡한 손기술이나 현란한 기술보다는 (물론 기술자체도 굉장히 잘 쓰는 마술사지만) 관객에 대한 싸이콜로지컬 포스와 관객컨트롤을 어떤식으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렉처라고 할 수 있다.
판매 페이지의 정보를 인용하면, 본 렉처에서 키워드들은 아래와 같다.
- 아일랜드 셔플(The Ireland Shuffle)
- 싸이콜로지(Psychology)
- 덱을 건드리지 않음(Never Touch The Deck)
우선, 아일랜드 셔플을 몰랐던 사람이라면 이 셔플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이득일 것이다. 특히나, 본 렉처에서는 '관객이 마술사 대신 아일랜드셔플'을 하게 하는 방법을 배운다. 특정 카드를 마술사가 원하는 위치로 '관객이 섞어서' 이동시키는 방법을 배운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며, 아칸 혹은 칸 류 마술에서는 이 강점이 두드러진다.
싸이콜로지에서는 다니 다올티즈가 추구하는 카드마술에서의 관객 컨트롤과 심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흔히들 생각하는 싸이콜로직 포스뿐만 아니라 관객의 시선과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방법, 관객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제한시키는 방법, 관객이 '모든 것이 충분히 fair'하다고 느끼게 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굉장히 사소해보이는 디테일인 '덱을 어떤식으로, 어느 위치에, 어떤 방식으로 놓아야 하는가' 등부터 시작해서 브로드한 범위의 내용까지 모두 담고 있고, 이 파트의 내용이 전체 강의의 2/3 가량이기에 다니다올티즈 마술의 스타일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얻어갈 것이 많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인 '덱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판매 페이지에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듯 사실 마술사가 건드는 시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 순간이 짧고, 관객들의 기억에서 바로 사라지는 타이밍이기 때문에(심지어 그 뒤에 덱을 다시 섞기 때문에) 마술이 끝나는 시점에서 관객들은 '덱을 건들지도 않고 마술을 진행했어!'라고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종합하면 다니다올티즈의 현재 카드마술 스타일의 아주 좋은 예시인 렉처라고 할 수 있다.
프리덤 오브 익스프레션, 유토피아 등에서도 나오는 그의 이론들이 맛보기나마 잘 담겨있고, 마술 연출 자체도 아주 훌륭하고 효과가 좋은 렉처이다. 게다가 가격도 10달러가 채 되지 않으니,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렉처. 다만 다올티즈 특유의 스페인식 영어발음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할것이다.
총점 - ★★★★★
2. ACAAN Project 2 - The Impossible ACAAN with 2 decks
연출 :
2개의 덱을 사용한다.(덱을 하나 빌려서 사용해도 된다) 관객1과 2가 각각 덱을 섞은 후, 관객 3이 관객1의 덱에서 몇장의 카드를 가져간다. 관객 2는 자신이 섞은 덱에서 카드 하나를 골라서 기억하고 다시 덱을 섞는다. 관객 3이 가져간 카드들의 숫자합을 모두 더하여 얻은 숫자번째의 위치에서 관객 2가 기억한 카드가 나온다.
두덱을 사용하는 아칸류는 기존에도 많이 있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둘중 하나가 기믹덱이거나 세팅이 되어 있는 덱인 경우가 많다. 본 렉처에서 사용하는 덱은 두 덱 모두 노말덱이며, 심지어 관객의 덱을 빌려서 해도 되고, 빌린 덱이 풀덱이 아니어도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메리트가 있다.
판매 페이지의 정보를 인용하면, 본 렉처에서 키워드들은 아래와 같다.
- 거짓 기억(False Memories)
- 질문하기(The Question)
- 블록 포스(The Block Force)
거짓 기억 파트는 다니다올티즈 렉처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내용이다. 관객은 자신이 보거나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느낀 것을 기억한다는 핵심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상황과 기술에서의 적용법을 알려준다. 어찌보면 흔한 내용,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의 실제 연출을 볼때에는 이러한 점들이 정말 '티나지 않게' 적용된 것을 볼 수 있기에 다올티즈 스타일의 마술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익혀야할 파트라 생각한다. 아칸프로젝트의 특징 중 하나가 다올티즈가 직접 본인의 연출 영상을 하나하나 끊어서 각 포인트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패터와 기술이 사용되었는지를 짚어주는 것인데, 이러한 꼼꼼함이 수강생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많다고 느꼈다.
질문하기 부분 역시 다올티즈의 렉처 시리즈에서 자주 나오는 방법이다. 일종의 미스디렉션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는 이 방식은 다올티즈 특유의 '정신없어보이는 마술진행'과 합해져서 관객의 혼을 쏙 빼놓기 좋고, 이를 통해 그의 기술을 사용할 타이밍이 확보된다. 실제 렉처에서 설명하는 것은 방대하면서도 실전적인 팁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를 굳이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빼서 표기할 정도인가..? 라고 생각은 한다. 미스디렉션을 하는 방식으로 훌륭하긴 하지만, 약간은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
블록 포스는 본 렉처에서 사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관객이 한장의 카드가 아닌 여러장의 카드를 본인이 원하는만큼 가져갔는데, 그것이 마술사가 포스한 블록(패킷)인 방식의 기술로, 이 존재 자체를 모르면 같은 동료의 마술사라도 쉽게 속을만한 기술이다. 기술의 원리 자체는 꽤나 쉽지만, 약간은 대담한 기술에 속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상기 키워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연출상 핵심 기술중 하나인 '자연스럽게 포지셔닝하기'에 대한 기술도 배워갈 수 있다. 관객이 고른 카드의 위치를 마술사가 컨트롤하는 방법들은 수없이 많지만, 다올티즈의 방식만큼 자연스럽고 티가 나지 않는 방법은 찾기 힘들다.
종합하면, 다올티즈 스타일의 카드 컨트롤과 관객 컨트롤이 합해진 렉처라고 할 수 있다.
본 렉처의 이론과 강의 부분에서는 얻어갈 것이 많으며, 다올티즈 스타일의 마술이 왜 다른 마술사들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가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 이라면 구매시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본 렉처의 연출 자체가 그렇게까지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고, 본 렉처의 이론 내용을 포함하여 더 많은 컨텐츠들을 담은 타 렉처들이 많기 때문에 기존에 다른 다올티즈의 렉처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구매시 얻어가는 것이 적다고 느낄 수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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