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영국의 단편 클레이 에니메이션 시리즈인 월레스와 그로밋 최신작품인 '월레스와 그로밋 : 복수의 날개' 리뷰이다.
조금은 어벙한 발명가 월레스와 반려견 그로밋의 일상을 그린 이 시리즈는 90년대, 혹은 그 이전생이라면 어릴적 한번씩은 봤을 것이다. 달표면에서 치즈를 구하기 위해 우주여행을 하는 '화려한 외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로봇강아지가 등장한 '양털도둑', 최초의 극장판인 '거대토끼의 저주' 모두 다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언코 가장 유명한 작품은 '페더스 맥그로(속칭 고무장갑 펭귄)'이 등장하는 '전자바지 소동'일 것이다. 30분의 짧은 방영시간동안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이 빌런은 핑구의 물범과 함께 내 어린시절 기억에 강하게 각인된 트라우마와 같던 존재였다.
본 작품, 복수의 날개는 '전자바지 소동'의 후속작으로, 16년만의 신작이자 두번째 장편 에니메이션이기도 하여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하였다.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인만큼 평균적으로 하루에 6초가량만 제작 가능하여 사실상 후속작은 포기하고 있던 와중이었기에 더욱 기쁜 소식. 2024년 크리스마스에 BBC를 통해서 방영되었고, 2025년 1월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어 나도 넷플릭스로 관람.
시놉시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똑똑한' 노봇을 발명한 월레스. 그러나 과거의 복수심에 가득 찬 인물이 배후에서 그를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그로밋은 사악한 세력과 싸우고 주인을 구해야만 한다. 아니면 월레스는 다시는 발명품을 만들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감상후기
한마디로 '알지만 알기에 더 정감가는 그맛'
어릴적부터 내가 기억하던 시리즈의 전개 플롯, 즉 어벙하고 눈치 없는 월레스과 똑똑하고 모든 일을 결국 다 해결하는 그로밋의 조합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고, '전자바지 소동'에 대한 각종 오마쥬도 가득 담겨 있어 십수년만에 방문한 고향 맛집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이 나는 것만 같았다. 본작의 메인 빌런이라 할 수 있는 노봇과 페더스 맥그로의 포스들이 전작 메인 빌런들에게 밀리지 않던 것도 만족스럽던 요소.
혹자는 플롯이나 인물 서사가 진부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이 시리즈를 보는 사람들에게 있어 저런 점들이 크게 단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유의 끊겨보이는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역시 내게는 단점이 아닌 고전미가 느껴지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다만 한가지 걱정되던 점은 '이 시리즈가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것. 제작사인 아드만 스튜디오가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스튜디오에 남아있던 클레이가 다 소비되서 추가로 구하지 못하면 차기작 제작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가장 걱정인 것은 '이 시리즈를 소비할 대상층이 남아있는가'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청소년 인구 감소는 차치하더라도, 스마트폰만 들면 훨씬 자극적이고 생동감넘치는 것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과연 이러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볼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될까 라는 점. 다행히도 본 작은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약 천만명이 본 것으로 추산되기에, 나의 이러한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길 바라며 앞으로도 본 시리즈가 계속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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