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싱가포르의 마술사이자 사진사인 Avi Yap 의 렉처, 'Make A Wish'이다.
Void, One handed Coin Vanish 등 강력하면서도 비쥬얼한 동전마술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Avi Yap은 기술뿐만 아니라 훌륭한 마술 이론과 강의력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며, 지난 2024년 8월 내한하여 아르카나와 어바웃매직에서도 마스터클래스와 렉처쇼를 통해 그의 마술 이론과 생각을 전달한 바 있다.
본 렉처 'Make A Wish'는 Avi Yap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고 멋진 연출이라 하는 연출로, 마술사들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는 일종의 비장의 무기 같은 연출이다. 주로 마스터 클래스 이상의 자리에서만 일부 공개하는 연출이라 나도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이번에 어바웃 매직에서 렉처를 발매하여 구매하게 되었다. 가격은 15000원이며 러닝 타임은 26분.
Make A Wish
(연출 특성상 자세한 설명은 해법 노출이 될 수 있어 대략적인 느낌만 기술)
연출 :
마술사는 관객에게 한줌의 동전과 돌을 쥐어주며 소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관객은 동전을 쥔채 소원을 빌고, 다시 손바닥을 펴보면 동전이 사라진다.
굉장히 센세이션한 연출. 해법 노출이 될 수 있어 연출의 패터를 적을 수 없지만, 패터 하나하나가 참 예쁘면서도 정교한 느낌이 들었다. 렉처에서도 언급하듯, 마술사가 마술을 보여주고 관객이 그 해법을 맞추게 하는 '경쟁식 구도'의 마술을 탈피하여 다같이 행복한 결말을 가지게 되는 이 연출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비쥬얼하지만 휘발되어 사라지는 그런 마술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남아 언제고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마법과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마술로 느껴졌다. 예전에 존 윌슨 마술사의 'Hypnotic Coin Bend'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랄까.
해법적으로도 참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려운 손기술이나 스위치도 필요하지 않고, 굉장히 퓨어하면서 직관적인, 그러면서도 관객이 모두 확인 가능한 해법으로, 이런 요소를 이렇게까지 쓸수 있구나 라는 감탄이 든 연출이었다. 혹자는 해법을 보고 이거는 누구나 다 하는것 아니냐고 반문할수도 있겠다. 감히 말하건데, 그 생각은 틀렸다. 시도야 쉽게 할 수 있을지언정, 이 연출을 정말 100% 자신의 것으로 녹여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마술의 본질은 마술사의 자랑이나 관객 놀려먹기가 아닌, 관객의 기쁨과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아, 그래도 한가지 아쉬운 점을 뽑자면 '이 마술을 위한 준비물을 챙기긴 쉽지 않을수 있다' 라는 점? 누군가는 정말 쉽게 준비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안잡힐수도 있을것 같다.
종합 및 총평
참 오랜만에 '아름다운 마술'을 본 기분.
단순한 해법이나 기술을 넘어서 '관객에게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왜 Avi Yap이 자신의 최고 마술이라 했는지 이해가 가던 렉처였다. 자신의 마술에 회의를 느끼거나, 어딘가 길을 잃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보고 다시금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렉처. '동전이 사라지는 흔하디 흔한 마술'이 아니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주는 마술'을 배우고 싶다면 추천한다.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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