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저명한 스페인의 마술사인 다니 다올티즈의 저서, '프리덤 오브 익스프레션'의 리뷰이다.
이 책은 다니 다올티즈의 마술에 관한 철학을 담은 책으로 2009년 스페인어로 출간, 2021년 영어로 번역되었고 2024년 루카스크래프트 퍼블리케이션에서 한글로 번역하어 발매하였다. 가격은 12만원이며, 하드커버로 구성되어 있고 약 200페이지에 걸쳐 그의 마술 이론, 특히 싸이콜로지컬 포스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리뷰 본문에 앞서 한가지 언급할 내용이 있다.
이 책을 포함하여 상당수의 마술 이론서들은 상당히 리뷰하기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특정 마술 연출이 담긴 서적이나 영상렉처와 다르게, 이론서들은 내용이 서로 유기적이며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특정 내용을 설명하자니 내용이 너무 길어지고(+ 책 핵심 내용 유출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넘어가기에는 수박 겉핥기식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내용리뷰를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내 나름대로의 결론은 '내용 소개'와 '내가 인상 깊던 내용' 위주로 적기였다. 전체적인 흐름은 겉핥기로마나 짚되,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부분은 핵심트릭이나 기법이 공개되지 않는 선에서 자세히 적으면서 가보도록 하겠다.
1장 - 태도와 개념
마술을 하는 과정에 있어 '마술사'가 가져야 할 태도와 이책에서 다루는 개념들에 대한 소개 파트이다.
태도는 말 그대로 '마술사'가 관객에게 대하는 태도를 가리킨다.(그 외의 심리적인 요소등을 다루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관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 것인가, 마술을 할때 어떤 자세로 임해야하는가 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파트이다.
'패르소나를 따라하지 말아라', '내면화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라' 등 다양한 내용이 있으나 내가 제일 인상깊게 본 것은 '관객은 여러분의 적이 아니다'라는 파트와 '거짓말은 금지' 파트. 전자는 '스트롱 매직'에도 나오는 '도전적 자세를 피하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며, 후자는 '마술사가 하는 말은 모두 의심받기에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란 내용을 담고있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지만 막상 관객, 특히나 비마술인 관객에게 연출을 할때엔 잊기 쉬운 내용이기에 한번 짚고 넘어가자.
개념은 이 책의 여러 전략들에서 사용되는 내용들의 기본 내용을 담고 있다.
마술사의 '주도권', '방향 틀었다는 느낌 배제하기' 등 역시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제일 인상깊게 본 문장은 '카드 한장을 선택하는데 수많은 비논리적인 과정이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내용. 실제로 마술을 하거나 보다보면 단순히 카드 한장을 가져가는건데 굉장히 복잡한 절차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카드 한장을 고르는 과정자체가 마술연출이라면 모를까, 해당 카드가 단순 마술의 일부로 사용되는 것이라면 복잡한 과정은 관객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자신의 선택이 자유로웠다는 생각 역시도 사라질 것이다)
2장 - 사이콜로지컬 포스와 포스의 심리학
이 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내용으로 다양한 방식의 포스 방법과 이에 담긴 심리학을 설명하는 파트이다.
클래식포스, 버벌포스, 팬포스 등 굉장히 다양한 방식이 자세한 삽화와 함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인상깊게 본 내용들 위주로 간략 설명하겠다.
클래식 포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서 어려워하는 클래식 포스 파트이다.
기본적으로 하는 클래식 포스 및 다올티즈 스타일의 '리듬깨서 하는 포스' 방법의 소개, 그리고 '공개적으로 하는 성공률 100% 포스' 방법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성공률 100% 포스'는, 소위 '이게 대체 왜 되는거지?' 싶은 느낌이 드는 재밌는 방법이어서 (주로 비마술인 관객에게) 자주 애용하고 있다. 덱을 앞면으로 하는 클래식 포스 역시 소개하는데, '오히려 앞면이기에' 관객이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생각치도 못한 아이디어였다.
일곱번째 카드(타이밍 포스)
이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타이밍 포스에 관한 파트이다.
나는 타이밍포스를 좋아하는 편인데, 유난히 잘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의 편차가 좀 있어서 막상 실전에서는 리커버리가 가능할때를 제외하면 용기있게 하지는 않는 편이다.(성공률은 평균 80% 정도..? 실패하면 다른 마술로 전향하는 편)
기본적인 원리 및 방법 외에 관객이 직접 내려놓으면서 하는 포스방법, 테이블에서 스프레드하면서 하는 방식도 알려주는데 특별히 색다를 것은 없어서 아쉬운 파트
c.f) 타이밍포스에 관한 렉처는 역시나 엄준혁 마술사의 '파워플레이'를 추천한다. 타이밍포스의 구성, 실패시 리커버리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지만, 관객과의 주도권에 집중해서 설명하는 렉처이다.
버벌포스
숫자, 카드, 위치 등 다양한 요소를 '말'을 통해 포스하는 방식이다.
숫자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예시인 '1부터 10 사이의 숫자를 생각해보세요' 했을 때 포스되는 '7 포스'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숫자의 포스를 '무엇/어떻게/왜'의 단계로 나누어 포스하는 구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카드 포스의 경우 보다 더 대담하지만 성공률은 100%에 가까운 3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특히 첫번째 방법은 설명만 보면 이게 되나? 싶으면서도 굉장히 실전성이 높기에 강력추천하는 방법. 문양 등에 대해서도 포싱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나, 워낙 간단히만 언급하기에 이부분은 이전에 리뷰한 피터터너의 멘탈리즘 마스터 클래스를 보는것을 추천한다.
https://reviewmasterworld.tistory.com/161
시각적 지각을 통한 속임수
굉장히 재밌는 파트이다. 카드의 정렬과 무질서에 관한 이론과 더불어, 이전에 리뷰한(그리고 앞으로 리뷰할) ACAAN 프로젝트 등에서 자주 사용되곤 하는 기법으로, 거의 셀프워킹에 가까우면서도 원하는 카드를 포싱하는 재밌는 기법들이 소개된다.
'당신, 나, 그리고 저사람' 포스는 내가 처음 알게된 이후로 가장 많이 쓰는 포스 중 하나이다. 일반 관객은 물론, 매지션 풀러로서도 훌륭한 기법이고 시각적으로 정말 무질서함 속에서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에 이 방식의 원리를 알아차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법 역시 매우 간단하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장점.
'HLG(Hommage to Lennart Green, 레나트 그린에 대한 오마주)' 포스는 더더욱 말이 안되는 기법처럼 보인다. 아래의 영상을 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M9DbfYA2K0I
정말 앞뒤로 마구자비로 섞인 카드뭉치에서 관객이 건드린 카드가 바로 포스카드(혹은 관객이 말한 카드)라는 말도 안되는 방식의 이 포스는 의외로 굉장히 쉬운 방식이라는 것을 알면 더더욱 놀라게 될것이다. 한가지 재밌는 점으로, 한국에서는 굉장히 유사한 방식으로 하는 '화투 컨트롤' 방법이 잘 알려져 있어서 비마술인 관객들 중 알아채는 사람이 간혹 있다는점?
PM 메소드
이 역시 다니 다올티즈의 렉처나 영상을 많이 보았다면 익숙할 방법이다.
PM 메소드(Particular Moment Method)는 관객에게 특정 정보를 집어넣거나 반대로 특정 정도를 알아낸 후 그것을 잘 조작하여 마술의 후반부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해법 특성상 굉장히 두루뭉실하게 적을 수 밖에 없지만, 다올티즈의 이메지너리 다이스나 'Her majesty Spell' 등의 연출기법이라고 하면 바로 알아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원리 상 영상으로 녹화되면 한번만 돌려봐도 바로 알아챌 방법이고, 다올티즈와 같은 카오틱한 연출방식이 어색한 사람이라면 잘 맞지 않을 방법이기에 '내재화'가 어렵다면 굳이 연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파트
피싱
피싱기법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너무 뻔하다' 혹은 '관객에게 질문을 해서 알아내기 때문에 신비감이 떨어진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관객의 마음을 읽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기하다'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전자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싱의 단점이자 피싱의 가장 큰 핵심요소는 '관객이 피싱당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인데, 이를 '피싱하기 전'과 '피싱하는 과정'으로 나누어 설명해주고 있다. 확실히 숙련도가 필요한 기술이며, 성격상 능청맞음도 필요하기에 쉬운 파트는 아니지만 꽤 재밌게 본 파트이며, 특히 '실수를 피하기 위해 반대로 하기'나 '거짓말을 하고 계시군요!' 파트는 단순 피싱 외 다양한 연출에서(서커트릭이라던가) 활용 가능해서 재밌던 파트.
실수와 아웃/기술적인 포스의 실수/버벌 포스에서의 실패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방법들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포스가 '실패'하거나 '실수'가 생긴 경우에 대한 분석 및 해결법을 소개하는 파트들이다.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1) 애초에 아웃이 발생해도 자동으로 보정이 되도록 미리 세팅하는 방법
2) 아웃이 발생했으나 마술사의 '주도권'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방법
3) 상황을 아예 되감으면서 판을 흔들어 다시 포싱하는 법
등이 소개되어 있다. 어쩌면 이 파트는 연습을 거듭할수록 '포스에 실패'하는 일이 적어지기에 깊게 연습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다올티즈도 분명히 언급하듯) 우리는 실전 경험을 통해서 학습을 해야하며, 그 과정중 발생하는 실패과정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아가, 숙달이 충분히 되었다 하더라도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얻어낸 경험들(어떠한 상황에 관객이 어떤식으로 반응하여 아웃이 생겼는가 등)은 포싱과 별개로 소중한 경험이기에 반복하여 연습할 필요가 있다. 소위 '포스는 뒤가 없는 것처럼 한방에 지르는 연습을 해야지 실력이 는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크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선에서) 안전장치들을 만들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3장 - 포스의 전략과 실행
앞서 언급한 포스방법들을 응용하여 실전성 있게 사용하는 루틴들의 소개이다.
이들 각각을 시연하는것도 훌륭한 방법이고, 본인의 연출 중간에 끼어넣어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그 구성원리와 기법을 공부하는 것 역시 도움이 많이 될것이다. 이 파트 역시 내가 몇몇 인상깊게 본 연출들만 기술하겠다.
At the Tips of My fingers
연출 : 관객 A는 덱에서 카드 한장을 가져가고, 관객 B는 카드 한장을 자유롭게 생각한다. 마술사는 덱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던지면서 두장의 카드를 뽑아내고, 이 카드들은 관객 A와 B의 카드이다.
굉장히 다양한 방식의 해법이 존재하겠지만, 다올티즈는 꽤나 재밌으면서도 쉬운(그러나 번거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관객 B의 카드를 '읽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 및 서틀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연출.
Chosen Thought
연출 : 관객 A가 생각한 카드를, 관객 B가 찾아낸다.
원리는 단순히 포스를 두번 하는 것이지만, 소위 클래식 포스나 타이밍 포스처럼 '물리적으로 카드를 고른적' 없이 오로지 '생각한 카드'를 포싱하게 하고, 관객 B는 그것을 본인이 덱에서 직접 찾아내는 연출이기에 성공만 한다면 다올티즈의 말처럼 '이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 다만 나는 충분히 내면화되지 않은 것인지 10번 시도하여 고작 3번 성공하는 처참한 성공률을 가지고 있기에 눈물을 머금고 봉인해둔 연출(여전히 심심하면 가끔씩 시도해본다. 결국 리커버리를 해야하지만)
Impromptu Invisible Deck
연출 :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한 카드 한장이 실제 덱의 중간에 뒤집혀서 나오는 연출
멘탈리즘 카드트릭의 끝판왕인 인비져블덱의 임프롬투 버전이다. (당연하게도) 노말덱이며, 손기술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버벌포스를 이용한 방식이다. 이 연출 역시 설명만 보면 '이게 신기해..? 이게 관객에게 통한다고..?'란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실용성은 정말 뛰어난 연출이다.(물론 능청스러움은 있어야할것이다) 나는 이렇게까지는 못하고 약간 변형해서 약간의 아웃 아닌 아웃을 만들어서 연출하는 편인데, 매번 하면서도 이게 대체 왜 통하는지 모르겠는 연출 중 하나.
The Trick That Can Be Explained
연출 : 관객 A, B, C가 카드를 하나씩 고르고 마지막으로 D는 보지도 않고 카드를 고른다. 네 카드의 숫자는 일치한다.
본 연출에서는 마지막 D 파트만 설명하고 있다. 다이버논의 원안에 대한 오마주인만큼, 매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재즈처럼 변화되는 기법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연출이기는 하나, 네명이 자유롭게 섞은 후 최종적으로 골라진 카드들이 일치하는 연출은 결국 C3(Con Cam Coincidenc) 만한게 없다고 생각하기에 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앞의 A, B, C 파트의 선행 없이 이 파트만 하면 미묘하게 부족함이 많은 느낌이 드는것도 아쉬운 점.
종합 및 총평
이렇게 이번 리뷰도 마무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내용 자체는 훌륭하나, 발매 타이밍이 어긋난 책' 이라고 생각한다.
다올티즈가 스스로 '이 책은 시대에 뒤쳐졌다'라고 말해서는 결코 아니다. 그의 마술 이론의 근간을 이루는 내용이자, 현재까지도 사용하는 여러 기법들을 담고 있기에 책 내용 자체나 이야기 전개는 여전히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20세기도 아닌 21세기의 마술계에선 이러한 포스 기법의 원리와 몇몇 핸들링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서적보다는 영상 설명이 더 이해가 쉽고 와닿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내용이 아닌 실전성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글로는 2페이지 정도의 서술이지만 영상으로 보면 10분동안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특히 ACAAN 프로젝트, Chaos 프로젝트, 포스 프로젝트 등 다니 다올티즈가 진행중인 여러 영상 프로젝트들에서는 이 책에 실린 기법은 물론, 이들의 발전된 버전까지도 좋은 연출 예시와 함께 설명해주기에 영어의 제약(정확히는 다니의 영어발음 제약)만 없다면 이 책을 혼자서 열심히 보는 것보다 영상렉처를 보며 따라하는 것이 공부하는 면에서도 더 쉬울 것이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12만원이라는, 엄청나게 비싸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싸다고 할수도 없는 가격 역시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스페인어 원서가 발매된 2009년 당시를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2024년의 마술계에서 접할 수 있는 영상 매체자료들을 고려한다면 과연 이를 당당히 '구매 필수 도서'라고 추천할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루카스크래프트의 한글 번역서들의 소장가치가 높은편이기에 나도 (원서가 있음에도) 무지성 구매는 했지만, 과연 돈값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던 서적.
(+) 거듭 말하지만, 내용 자체는 굉장히 훌륭하다. 또 여러 영상 강의들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이 책 한권으로 그의 포스 이론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할 수 있고, 원할때마다 책 한권으로 다시 복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12만원(혹은 프리미엄으로 인해 그 이상의 가격)이라는 금액을 지불하면서 구매할만한가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다.
총점 - ★★★☆☆ (가격이나 영상의 접근성면만 아니었다면 10점만점이었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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