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메이븐 프리즘 시리즈 - 레드 북(Prism by Max Maven)

000. 서론

막스 메이븐의 프리즘 시리즈 레드북 리뷰이다.

이전에도 언급하였듯 프리즘 시리즈의 순서와 무관하게 리뷰중이며, 전체적인 프리즘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그린북 편을 참조하길 바란다.

 

(순서상으로는 블루-레드-그린-옐로우-퍼플 순이다)

0. 추천사

 Ryo 마술사의 간단한 추천사. 프리즘 자체에 대한 추천의 내용도 좋지만 '다른 마술사의 마술을 그대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보라는 내용은 상당히 중요하기에 빼먹지 말고 꼭 읽고 넘어가자

 

0. Introduction

멘탈리즘 전반에 대한 막스 메이븐의 생각이 담겨있다. 다른 마술분야들과 멘탈리즘이 가지는 차이점과 이런 차이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출자의 태도/캐릭터/개성 등에 대해서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잘 풀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모든 마술사는 스토리텔러'라는 그의 발언에 (꼭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격하게 공감하였다. 비단 이책에 한정지을 내용이 아니고, '생각을 읽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생각을 읽는' 멘탈리즘을 연출하고자 하는 이에게 큰 조언이 될 것 같다.

 

1. Four sided triangle

연출 : (세명의 관객과 마술사, 즉 4개의 변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삼각형에 관한 이야기) 관객1이 자유롭게 고른 카드, 관객2가 생각해낸 카드, 관객3이 연 봉투 속의 카드가 모두 일치하는 마술

 

사실 연출을 제외하고 그저 마술의 구성만 보면 흔한 카드마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마술의 핵심은 연출법과 디테일에 있다. 해법은 아주아주 간단한데, 마술의 기묘한 구조로 인해서 이 해법이 들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참 재밌는 점이다. 논외로, 연출을 끌고가는 중심 스토리(4개의 변이 모여서 만든 삼각형)이 일종의 맥거핀처럼 작용하는 것은 아쉬워서 개인적으로 이 마술을 한다면 마지막 결과도 중심스토리와 연결지어서 만들어낼 것 같다

 

2. Parallax

연출 : 관객 3명이 등장한다. 관객 1은 패드에 간단한 도형을 그리고, 관객2는 패드에 알파벳을 적고, 관객 3은 숫자를 적는다. 마술사는 이것들을 보지 않고 맞춘다

 

원어헤드 프린시플을 생각하겠지만, 여기서는 코드를 사용한다. 코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시스템이 재밌긴 하지만, 한국에서 실전용으로 사용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에 만약 공연을 원한다면 적절히 바꿔서 해야할 것이다. 

 

+) 개인적으로는 이 리뷰를 보는 이(쓰는 나도 물론이고) 대부분이 아마추어 마술사일 것이라 생각하기에 너무 무대용으로 맞춰진 마술은 평가절하하게 되는데 코드를 사용하는 것 역시 그리 좋게 평가하지는 않는다. 가볍게 아무때나 주변에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으니까..

 

3. Disposable color

연출 : 관객에게 색깔 하나를 포스하는, 그러나 실패해도 리스크가 전혀 없는 마술

 

아주아주 신기하고 재밌는 원리이다. 핵심 기법이 해법 그자체이기에 자세히 기술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리스크가 하나도 없는 재밌는 마술이다. 무대용에 적합한 버전이긴 하지만, 약간만 변형하면 팔러정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마술이다. 이 마술 역시도 해법보다는 연출에서 얻어갈 것이 많다.

 

4. Writer's cramp

연출 :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수 있는 빌렛스위치방법의 소개

 

빌렛은 멘탈리스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무기이다. 스위치 기법은 빌렛 연출을 할때 피리요한 핵심 기법중 하나인데, 약간 큰 빌렛을 할때 사용가능한 기법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닥 좋은 방법 같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 The happy horoscoper

연출 : 12장의 별자리 카드 중 관객의 생일에 해당하는 별자리에만 생일축하한다는 멘트가 적혀있고, 나머지는 비어있는 마술

 

카드마술류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 활용된다. 효과도 좋고, 응용력도 좋지만 핵심 기법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해볼일은 없을 것 같다. 굳이 한다면 차라리 초이스 등 트릭덱을 활용해서 더 신기해보이는 연출을 할 것 같다. 

 

6. Satan's nightmare

연출 : 관객1에게 미리 봉투를 건낸다. 마술사는 타로카드를 꺼내고, 관객2가 한장의 카드를 고른다. 관객2는 해당 카드에 3자리 숫자를 적은다. 해당 카드를 찢고 불에 태운 후 관객1이 보관하고 있던 봉투를 열면 똑같은 타로카드가 나오고, 숫자 3자리 역시 일치한다(찢고 불에 사라진 카드가 봉투속에서 나오는 듯한 연출)

 

연출만 보면 상당히 신기한데, 해법은 상당히 복잡하고 세팅도 많이 필요하다. 스테이즈 연출로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해볼일은 없는 마술이라 생각한다.

 

7. Your choice

연출 : 마술사는 관객이 보는 앞에서 메모지에 글을 적는다. 관객은 1-6사이의 숫자를 하나 그 후에 얘기하고, 메모지를 열어보면 관객이 말한 숫자가 잘 표기되어 있다.

 

빌렛 인덱스 시스템을 이용한 마술이다. 구체적인 인덱스 시스템/ 스위칭 기법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은데, 원한다면 프리즘 옐로우의 Quindex를 사용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인덱스 시스템을 활용할때 가장 핵심은 특정 기술이 들어갈때 과연 어떻게 해야 관객의 디렉션을 돌릴수 있느냐인데 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8. Vision version

연출 : (일종의 ESP 카드와 비슷하게 여러 문양들이 그려진) 디자인 카드덱을 활용한 마술.관객1과 2가 고른 카드를 정확히 마술사가 읽어낼 뿐만 아니라, 관객이 뒷면으로 내리는 중 마술사가 특정 시점에서 멈춘다면 해당 카드는 예언한 것과 일치한다.

 

디자인된 스택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원한다면 해당 덱을 그대로 활용해도 되지만, 일반 트럼프 카드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마술이다. 추가로 덱 스위칭 방법 한가지와 재밌는 포싱덱 하나를 알려주는데 이 역시 꽤나 실전성 있는 방법이었다. 이 마술 역시 그대로 따라하기보단, 몇몇 기법들만 따와서 다른 곳에 활용하기 좋은 연출이라 생각한다.

 

9. Power drain

연출 : 자석의 자력을 없애는 연출. 

 

아주 간단한 방법을 이용하여 자석의 자력을 없애는 방식을 알려준다.(때리거나, 가열하는 방법 등이 아니다) 분명 실전성도 있고, 방법도 간단하지만 '정신적인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력을 없앤다'는 연출 자체가 굉장히 고전적인 멘탈리즘이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내 성향과도 일치하지 않기에 그다지 매력은 없었다. 논외로, 해당 마술을 초등학생-중학생 조카들에게 보여주면 아주아주 좋아하고 신기하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방금 전까지는 클립이나 쇠 자 같은 것이 붙었는데 신호를 주면 바로 떨어지니까)

 

10. Pscrabble

연출 : 스크래블 게임을 이용한 연출. 아무렇게나 골라서 꺼낸 알파벳으로 자유롭게 만든 단어를 마술사가 관객의 마음을 통해서 읽어낼 수 있다.

 

20대 후반 이상 나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할 스크래블 게임을 이용한 마술이다. 한가지 기믹이 사용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아주 간단하고 재밌는 연출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문제는 연출 효과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술의 플롯을 뜯어보면 관객이 해낸 것을 '마술사가 읽어낸다'인데, 이것이 너무 말도 안되게 신기하면, 즉 일어낼만한 무언가 힌트가 없으면 오히려 '내가 무엇을 만들지 알고 있었어..!'라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되어서 '그렇다면.. 애초에 난 이렇게밖에 할수없던게 아닐까?'라고 역산하게 되는 것이 가능하다 생각한다. 물론 막스 메이븐 같이 유명하고 권위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이 적겠지만, 우리 같은 아마추어가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마술이라는 것이다.(마술 자체가 어렵거나 이상하다는 것이 아니라 끝나고 나서 관객이 신비함보다 약간의 씁쓸한 묘함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논지에서 예전 료 마술사가 '멘탈리즘의 시작은 40대부터이다'라는 말을 한적이 있는데 해당 발언을 격하게 공감할 수 있던 파트였다.

 

+) 해당 마술을 한다면 난 오히려 정말로 관객의 마음을 읽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제가 묻는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다만 입밖으로 내실 필요는 없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해주시면 됩니다.'라는 등의 멘트를 추가해서 관객에게 조금이나마 당위성을 줄 것 같다.

 

 

11. 역자의 말

역자인 알트마술사의 간단한 코멘트들과 멘탈리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해당 책에 실린 마술을 어떻게 '자기것으로 만드는가', 즉 'Adpating'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예시로 Parallax 의 특정 부분을 한국에서 활용하기 위한 변형법을 들고 있는데, 이 역시 방법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가에 대해서 읽어보면 도움이 될것이다.

 

12. 종합 및 총평

 

매 프리즘 리뷰 때마다 언급하듯, 프리즘 시리즈가 프로퍼포밍에 집중된 책 + 나온지 50년도 넘은 책 임을 생각하면 이 책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래된 명작이 다들 그렇듯, 내용 그자체보다도 저자가 연출하고자 하는 방식과 그것을 구상하게 된 이유와 과정에 집중하여 읽고 연습한다면 왜 이 책이 명작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 옐로우 북때 언급했던 '원리 추정하기'와 '변형하기' 기법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하면서 공부한다면 얻어갈 것이 많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 논외로, Disposable color + Vision version은 현대 마술에서도 상당히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Disposable color는 무대에서 멘탈리즘 연출을 하려는 이라면 한번쯤은 루틴에 넣어도 큰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강력 추천한다.

 

총점 - ★★★☆☆